[사설]'후진타오의 중국' 을 주목한다

  • 입력 2002년 11월 15일 18시 44분


후진타오 공산당 총서기가 이끄는 중국의 제4세대 지도부가 출범했다. 사실상 밀실에서 치열한 권력 투쟁 과정을 거쳐 이뤄지기는 하지만 10년 이상의 시차를 두고 마오쩌둥-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로 이어지는 중국 지도부의 교체는 마치 장강의 도도한 물결을 보는 것 같다.

중국의 새 지도부는 여러 면에서 과거 지도부와 다르다. 후 총서기를 비롯해 대부분이 중국 건국 이후 정상적 교육과정을 거쳐 성장한 기술관료 출신이다. 공산당 중앙위원만 해도 평균연령이 55.4세로 젊어졌으며 거의 모두 고학력자들이다. 이들은 어느덧 강국으로 성장한 중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중국의 무한한 잠재력을 믿는 세대이기도 하다.

젊은 지도부가 나아갈 길은 쉽게 예상된다. 제3세대 지도부가 정착시킨 경제발전과 정치적 안정을 확산, 확대시키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될 것이다. 13억 인구를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수준의 ‘먹고 살 만하며 약간의 소비도 가능한’ 고소강(高小康) 사회로 이끌자는 목표도 세웠다. 중국의 미래상은 ‘공산당은 노동자와 농민, 자본가 지식인의 이익을 대표한다’는 장 주석의 3개 대표론을 당장(당헌)에 포함시킨 사실에서 쉽게 그려 볼 수 있다.

장 주석은 총서기직을 넘기기는 했으나 정치국 상무위원에 측근 5명을 포진시킨 데 이어 막강한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내놓지 않았다. 만년의 덩샤오핑처럼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이다. 결국 중국은 당분간 후 총서기가 서서히 권력의 뿌리를 내리고 장 주석은 결정적일 때 힘을 발휘하는 과도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지도부 교체는 결코 먼 나라의 일이 아니다. 중국 지도부의 행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응이 필요하다. 이미 중국이 우리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한 만큼 새 지도부가 펼칠 경제정책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한반도 상황이 미묘한 지금, 주변 4강국의 지도자가 모두 민족주의 색채가 강한 전후세대로 채워졌다는 사실 또한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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