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의 원로정치 구현과 집단 지도체제.’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 이후의 권력지도는 표면상 이런 양상을 띠면서 각 파벌간에 복잡한 이합집산을 거듭할 전망이다.
우선 장 전 총서기는 ‘권력의 핵’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자신의 측근 5명을 심어놓음으로써 후진타오(胡錦濤) 신임 총서기를 포위하는 형국을 취했다.
정치국에도 류치(劉淇) 베이징(北京)시 당서기, 천량위(陳良宇) 상하이(上海)시 당서기, 차이쑹웨(柴松岳) 전 저장(浙江)성 당서기, 장더장(張德江) 저장성 당서기, 쩡페이옌(曾培炎)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주임 등 심복 5명을 새로 진입시킴으로써 정치국원 21명의 절반을 자기 사람들로 채웠다.
무엇보다 과거 덩샤오핑(鄧小平)처럼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연임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막후 최고 실권자로 남을 수 있는 발판을 유지했다.
결국 후진타오는 총서기직은 물려받았지만 앞으로도 상당기간 당의 ‘오너(주인)’라기보다는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장 전 총서기의 영향력이 유지되는 가운데서도 9인 상무위원들은 지연과 학연, 출신 배경, 근무 인연 등에 따라 독자 생존의 길을 찾는 ‘다극화 양상’을 띨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상무위원들의 계보를 보면 △후진타오 총서기를 중심으로 하는 궁칭퇀파(共靑團派·공산주의청년단파) △장 전 총서기의 후원 아래 정국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상하이방 △쩡칭훙(曾慶紅)을 대표로 한 당 원로 자제들의 태자당파 △뤄간(羅幹)을 교두보로 한 보수파 △원자바오(溫家寶)를 중심으로 한 중도 개혁파로 나눌 수 있다.
후진타오는 총서기라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를 쥔 만큼 앞으로 궁칭퇀파와 칭화(淸華)대 출신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세를 확대하면서 ‘홀로 서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왕자오궈(王兆國) 정치국원, 쑹더푸(宋德福) 푸젠(福建)성 당서기, 자춘왕(賈春旺) 공안부장, 장푸썬(張福森) 사법부장, 리커창(李克强) 허난(河南)성장, 장칭리(張慶黎) 신장(新疆)웨이우얼자치구 건설병단 사령원 등이 후진타오의 지원 세력이다.
장 전 총서기의 책사(策士)였던 쩡칭훙은 상하이방에서 갈라져 태자당을 중심으로 새로운 파벌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우방궈(吳邦國) 황쥐(黃菊) 등 상하이방의 핵심 인물들이 그를 ‘방주(幇主)’로 여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범(汎) 상하이방인 리창춘(李長春) 자칭린(賈慶林) 우관정(吳官正) 등도 쩡칭훙을 경쟁자로 여기고 있다.
16대에서는 쩡칭훙이 정치국 상무위원이 된 것을 비롯해 5세대인 위정성(兪正聲) 후베이(湖北)성 당서기와 허궈창(賀國强) 당 조직부장이 정치국원으로 승진하는 등 15대에 전멸하다시피 했던 태자당이 대약진을 기록했다.
뤄간은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뒤를 이어 보수파 지분을 확보했지만 당분간 보수진영의 목소리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보수파의 뒤에는 원로세력들이 도사리고 있고 장 전 총서기의 ‘3개 대표론’으로 정치적 역작용이 일어날 경우 언제든 권력의 축으로 복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개혁 성향의 원자바오는 정치적 색깔이 약한 만큼 권력투쟁보다는 중도적 입장에서 경제 발전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가 총리가 되면 자신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물러난 리루이환(李瑞環) 정협 주석과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후원을 받고 있고 후야오방(胡耀邦)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와 정치적 뿌리를 같이하고 있는 만큼 정치개혁면에서 소신을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국원 24명 명단>
△왕웨취안(王樂泉) 신장(新疆)웨이우얼자치구 생산건설병단 제1 정치위원
△왕자오궈(王兆國) 당 중앙통일전선공작부장
△후이량위(回良玉) 장쑤(江蘇)성 당서기
△류치(劉淇) 베이징(北京)시 당서기
△류윈산(劉雲山) 당 중앙선전부장
△리창춘(李長春) 광둥(廣東)성 당서기
△우이(吳儀·여) 국무위원
△우방궈(吳邦國) 국무원 부총리
△우관정(吳官正) 산둥(山東)성 당서기
△장리창(張立昌) 톈진(天津)시 당서기
△장더장(張德江) 저장(浙江)성 당서기
△천량위(陳良宇) 상하이(上海)시 당서기
△뤄간(羅幹) 당중앙정법위 서기
△저우융캉(周永康) 쓰촨(四川)성 당서기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
△위정성(兪正聲) 후베이(湖北)성 당서기
△허궈창(賀國强) 당 조직부장
△자칭린(賈慶林) 전 베이징(北京)시 당서기
△궈보슝(郭伯雄)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황쥐(黃菊) 전 상하이(上海)시 당서기
△차오강촨(曹剛川) 인민해방군 총장비부장
△쩡칭훙(曾慶紅) 전 당 조직부장
△쩡페이옌(曾培炎)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주임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부총리
| 16대 정치국 상무위원의 향후 예상 직책 | ||
| 16대(서열순) | 직책 | 향후 예상 직책 |
| 후진타오(胡錦濤) | 국가부주석, 중앙당교 교장 | 총서기 |
| 우방궈(吳邦國) | 국무원 부총리(공업 담당) | 국가주석 |
| 원자바오(溫家寶) | 국무원 부총리(농업 담당) | 국무원 총리 |
| 자칭린(賈慶林) | 전 베이징(北京)시당 서기 |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
| 쩡칭훙(曾慶紅) | 전 당 조직부장 | 국가부주석, 중앙서기처 상무서기 |
| 황쥐(黃菊) | 전 상하이(上海)시당 서기 |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
| 우관정(吳官正) | 산둥(山東)성당 서기 |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
| 리창춘(李長春) | 광둥(廣東)성당 서기 | 국무원 부총리 |
| 뤄간(羅幹) | 당중앙정법위원회 서기 | 당중앙정법위원회 서기 |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