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등 외신은 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지지부진한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을 마무리지어 자금 지원을 받아내려는 배짱 전술”로 해석했다.
디폴트 선언은 아르헨티나가 로베르토 라바냐 경제장관 등을 워싱턴에 급파해 IMF와 자금 지원 및 채무 재조정을 위한 ‘벼랑끝’ 협상을 벌이던 중에 발표된 것. 아르헨티나의 알프레도 아타나소프 내각조정장관은 “원금까지 다 갚으면 IMF가 권고하는 외환보유액 수준 90억달러를 확보할 수 없다”며 디폴트를 선언하는 이유로 IMF를 걸고 넘어졌다. 에두아르도 두알데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IMF와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채로 세계은행 차관을 갚는 것은 위험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디폴트로 국제 금융사회의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에 배짱 전술이 통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디폴트 선언의 당사자인 세계은행은 즉각 “아르헨티나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 검토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IMF는 14일 “아르헨티나와의 신규차관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지난해 8월 아르헨티나에 80억달러를 지원한 것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아 차관 제공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태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2월 해외의 민간 금융기관에서 빌린 빚 약1000억달러를 갚지 못한다고 1차 디폴트를 선언한 후 국제기구에서만 차관을 받아왔다. 이번 세계은행 차관을 6개월간 못 갚으면 짐바브웨 이라크와 함께 아예 ‘신용불량국’으로 분류된다.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