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살상무기 없다”〓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 의회에 전달한 서한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까다로운 유엔 무기사찰단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의 서한은 14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단순 명료하게 말하겠다”고 한 데 대한 대응으로 받아들여졌다. 즉 이라크는 결백하다는 것.
그러나 미국의 다른 고위 관리들은 이라크의 결백을 주장하는 보고서를 유엔에 낸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수집한 정보를 유엔 무기사찰단에 제공해 이 보고서가 허위임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전했다.▽미국의 움직임〓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입국을 앞두고 이라크 동조세력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미 대학이나 기업에 머물고 있는 미국 국적의 이라크인 수천명에 대한 미 정부의 감시가 강화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 전했다.
이를 위해 미 관리들은 전자장비를 동원하거나 정보원을 박아두는 방법을 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한편 시사주간 타임과 CNN방송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88%가 후세인 대통령이 과거처럼 유엔의 무기사찰을 방해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63%는 이라크와의 전쟁이 불가피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16일 전했다. 그러나 이들 언론은 미국인의 47%는 이라크가 무기사찰을 방해하더라도 “유엔의 승인 없이는 이라크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다고 덧붙였다.
▽27일부터 본격 활동〓이라크에서 조사활동을 벌일 유엔 무기사찰단을 현장에서 지휘할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은 15일 “12월 8일까지로 예정된 이라크 무기 실태보고가 사찰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로 출발하기에 앞서 이날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약 한달간 관련 문서와 재고 등을 파악해 대량살상무기 관련 시설이나 물질이 있는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찰단 선발대는 18일 이라크에 도착해 사전 준비작업에 들어가고 이어 자신을 포함한 12명 안팎의 사찰대원 1진이 이라크에 들어가 27일부터 본격적인 사찰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