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릭스 단장은 “우리는 신뢰할 수 있고 이라크와 전 세계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찰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우리는 전문가답게 일을 처리할 것이며, (사찰이) 적절하고 능숙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블릭스 단장의 발언은 ‘수위’는 낮았지만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25명의 사찰단원들은 공항에서 이라크측 사찰 관계기관인 국가감시위원회 대표 호삼 아민 장군의 안내를 받아 숙소인 라시드호텔로 향했다. 호텔 로비 바닥에는 91년 걸프전을 이끈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얼굴을 바닥에 새겨놓아 방문객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앞으로 10일간 사찰용 차량 구입과 연구시설 설치 등 본격적인 실무 작업에 나선다.
모하메드 알두리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는 “사찰단원들을 환영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들에게 협조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 현지 언론은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이라크 유력지 바빌은 사설에서 “이라크에서 어떠한 대량살상무기도 못 찾게 되면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은 우리에 대한 불공정한 공격을 끝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유력지 알 타우라는 사설에서 “새 사찰단은 이라크를 염탐할 목적이었던 옛 사찰단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일부는 사찰이 빨리 마무리돼 12년간 계속되고 있는 경제 제재가 풀리기를 희망했으며, 지난번 사찰단의 횡포를 떠올리며 이라크 국민을 필요할 경우 외국으로 데려와 심문할 수 있도록 한 유엔 결의안 내용에 불만을 표시한 주민들도 있었다.
한편 미국 동맹국 전투기들은 이날 이라크 북부의 비행금지구역에서 이라크군의 대공무기 공격을 받고 이라크 방공 시스템을 공습했다고 미군이 밝혔다. 이라크 국영 통신은 외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이라크 공격의 구실을 찾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맹비난했다.
바그다드외신종합연합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