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군 진돗개시험연구소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개 등록기관인 영국의 '켄넬(Kennel·개의 학명)클럽(KC)'에 진돗개를 등록하기 위해 생후 5개월 된 진돗개 수컷 3마리와 암컷 2마리를 이달 말 영국으로 보낸다고 19일 밝혔다.
진돗개시험연구소와 켄넬 클럽의 약정에 따라 이번에 선발된 진돗개 5마리는 영국에서 켄넬 클럽의 보호아래 내년 3월 현지 품평회와 전시회에 참가하고, 1년여동안 켄넬클럽 회원들의 집에서 사육된다. 그 후 새끼가 태어날 경우 이에 대한 진돗개 고유 품종 검사를 거쳐 2004년경 켄넬클럽에 등록된다.
1873년 설립된 영국의 켄넬클럽은 미국의 켄넬클럽(AKC)과 국제축견연맹(FIC) 등과 함께 세계 3대 개 등록기관으로, 이 중 역사가 가장 오래됐고 등록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영국 왕실의 지원을 받는 켄넬클럽에는 불독과 그레이하운드(영국), 세퍼트와 도베르만(독일), 아키다(일본) 등 세계적인 명견 196종만이 등록돼 있다.
켄넬클럽에 등록하면 한국에도 고유 품종의 국견(國犬)이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릴 수 있고 마리당 2000∼3000달러의 고가로 수출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진돗개시험연구소는 진돗개 고유 품종을 선발하기 위해 1998년부터 진도지역에서 사육중인 6000마리에 10개 숫자의 고유번호가 적힌 전자칩(길이 2㎜)을 피하 조직에 이식한 뒤 관리해왔다. 또 X-레이 검사를 통해 진돗개의 골격 특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유전 질병 유무 등을 점검해 5마리를 최종 선정했다.
진돗개시험연구소 이계웅(李啓雄) 수의사는 "명견으로 공식 인정받게 되면 '개고기 문화'로 실추된 국가 이미지를 회복하는데도 큰 몫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도=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