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빈 라덴은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대규모 공습과 추적 작전에도 불구하고 생존해 있음이 확실해졌다.
스콧 매클레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이 메시지를 분석한 정보기관 음성 전문가들은 메시지가 ‘진짜(genuine)’ 빈 라덴의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NBC방송 등 미 언론은 음성 확인 과정도 상세히 소개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은 음성학자들과 함께 음성 분석 소프트웨어와 과거 빈 라덴의 녹음테이프 등을 총동원해 확인작업을 한 결과 ‘빈 라덴이 모처에서 전화로 메시지를 불러줬을 때, 이 전화 목소리를 녹음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때문에 녹음테이프에는 잡음이 대단히 많이 섞여 있어서 일단 빈 라덴의 목소리와 잡음을 분리시켰다.
이후 그의 목소리를 음절 단위로 떼내어 굵기 어조 억양 진동수 등을 일일이 조사했고 이 과정에서 콧소리가 일부 섞인 빈 라덴 음성의 특색을 확인했다.
목소리를 흉내냈거나 빈 라덴의 과거 발언들을 짜깁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됐으나 각 문장의 리듬과 빠르기를 검색한 결과 ‘자연스럽다’는 결론이 났다.
알 카에다 포로들도 빈 라덴의 목소리라고 증언했으며, 언어학자들 역시 이번 메시지에는 예멘에서 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성장한 빈 라덴 목소리의 지역적 특색이 담겨 있음을 확인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