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1시간반 동안 계속된 회담에서 러시아에 대해 이라크에서 전쟁이 나더라도 러시아의 이해관계는 존중될 것이라면서 대 이라크 군사작전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회원국 확대가 러시아의 이익과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2일 미국이 이라크 침공작전에 나설 경우 자국 내 미군기지 이용과 영공통과를 허용할 방침임을 처음으로 시사하고 나섰다.
NATO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체코를 방문 중인 슈뢰더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NATO 회원국의 의무와 미군주둔 관련협정을 들어 “우리는 우방의 움직임을 제한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슈뢰더 총리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독일을 비롯해 50여개국에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지원의사를 타진하는 등 이라크를 겨냥한 전방위 압박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슈뢰더 총리는 그러나 독일은 유엔의 사전 승인이 있더라도 이라크에 대한 어떤 공격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종전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독일은 미국측의 지원요구와 관련, 이라크 전쟁이 끝난 뒤의 전후복구 작업 및 행정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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