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긍정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오래 산다는 얘기는 많이 나왔다. 그러나 과연 긍정적인 성격이 장수(長壽)와 직접 연관이 있는지 아니면 그들이 건강한 습관을 가졌기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미국 예일대의 사회심리학자인 베카 레비 박사팀은 1975년 미국 오하이오주에 사는 50세 이상의 사람 660명을 대상으로 삶의 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뒤 98년에 누가 살아있는지 알아봤다. 나이 드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 사람이 평균 7.5년 더 살았다. 로체스터 메이요 클리닉의 정신과 전문의 도시히코 마루타 박사는 1960년대에 800명 이상의 사람을 대상으로 행한 심리분석을 연구해 그들 중 197명을 비관론자로 분류했다. 비관론자들은 평균보다 사망률이 19% 높았다.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에서 인간과 공동체 발달을 연구하는 캐럴린 앨드윈 교수는 많은 심리조사 결과를 분석해 “감정적으로 평온하고 침착한 사람들이 오래 산다”고 밝혔다.
생각이 긍정적인 사람이 오래 사는 이유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레비 박사는 그 해답이 긍정적인 사람들의 ‘살고자 하는 의지’와 연관되었을 것이라 본다. 예를 들어 모든 문화권에서 사람들은 휴일 전보다 휴일이 지난 뒤에 죽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휴일 전에는 살려는 의지가 더 강할 것이다. 레비 박사는 긍정적인 사람들이 이런 의지가 강하다고 주장한다.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부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스트레스가 더 많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심리학자 하워드 프리드먼 박사는 이런 대답들이 너무 단순한 것이라 주장한다. 그가 발견한 오래 사는 사람의 공통점은 기본적으로 신중하고 성실하다는 것이다. 반면 쾌활함은 장수와 관련이 없었다. 오히려 그런 사람은 평균보다 빨리 죽는 경향이 있다.
프리드만 박사는 “사교적이고 쾌활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덜 받고 친구도 많겠지만 그만큼 술 마시고 담배 피며 파티를 즐기는 시간이 많다”고 말했다.
더구나 낙관주의가 노년기에는 좋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브렌데이스대의 데렉 이사코비츠 교수는 노년기에는 약간 비관적인 것이 더 낫다고 말한다. 친구나 가족의 죽음 등 부정적인 사건에 부닥쳤을 때 긍정적인 노인들이 더 쉽게 상처받고 우울증에 걸린다는 얘기다.
70년대에 양로원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성격이 괴팍해 다루기 어려운 노인이 오래 산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관심을 더 많이 받게 되어 그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성격과 수명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다.
이제 많은 심리학자들은 “긍정적인 성격으로 바꾸면 오래 살 것”이라는 단순한 충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는 게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지만 장수에는 분명 제3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http://www.nytimes.com/2002/11/19/health/psychology/19HAPP.html)
정리〓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