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월드대회 취소〓미스월드 사무국과 나이지리아측 제작사 실버버드 프로덕션은 “내달 7일로 예정된 본 선발대회와 사전 행사일정을 모두 취소했다”며 “대회 장소를 영국 런던으로 옮겨 같은 날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사무국 관계자들은 “나이지리아의 이해관계와 대회 참가자들의 안전 등 모든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회 취소가 확정된 뒤 미스월드대회 참가자들은 짐을 싸 24일 수도 아부자 국제공항에서 전세기편으로 런던으로 떠났다.
이번 사태는 16일 나이지리아 일간지 ‘디스데이’가 “마호메트가 오늘날 나이지리아에 살고 있다면 미스월드대회 참가자 중 1명을 아내로 삼았을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촉발됐다.
이슬람측에서는 그동안 미스월드대회가 마호메트에 불경스러울 뿐만 아니라 대회를 하필 금식월(라마단)에 갖겠다고 하는 것은 이슬람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
▽유혈충돌 계속〓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간의 유혈충돌이 22일 수도 아부자로 확산됐다. 이날 이슬람교도들은 경찰 차량을 습격하기도 했다. 양측간 충돌로 교회 15곳과 이슬람 사원 8곳이 소실됐다.
미스월드대회 취소가 발표된 23일에도 카두자 등 이슬람교도가 많은 북부지역에서는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지리아군은 치안유지를 위해 야간통행금지령이 내려진 카두나 등에 병력을 급파했다.
현지의 한 인권단체는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 및 이들의 유혈충돌을 저지하려는 보안군과의 충돌로 사망자가 200여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도 600여명이라고 밝혔다.
또 나이지리아적십자사는 유혈충돌로 주민 4000여명이 집을 버리고 대피했다고 전했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