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파고 들면 파고 들수록 신비의 천재

  • 입력 2002년 12월 3일 17시 55분


《20세기 가장 위대한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사진)이 사망한 지 47년이 지났지만 아인슈타인의 전모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미 시사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최신호(12월9일자)는 커버스토리에서 아인슈타인에 대한 연구가 진척되면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어둡지만 풍부하며 신랄하고 반항적인 그의 면모가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

그에 대한 연구는 ‘아인슈타인 문서 프로젝트(EPP)’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EPP는 출생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아인슈타인이 직접 작성하거나 아인슈타인에 대해 기록한 모든 문서를 수집, 정리하는 작업. 86년에 시작됐으나 16년이 지난 지금도 8권밖에 나오지 않았다. 목표는 25권. 미국과 스위스, 네덜란드의 9개 민간재단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후원하고 있다. 다음은 기사요약.

▽위대한 업적은 어디서?〓그는 자신의 성공을 늦은 출발에서 찾았다. 그는 이렇게 썼다. “정상적인 성인이라면 공간과 시간의 문제를 생각하는 데 머물러 있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지적 성장이 늦었기 때문에 커서도 시간과 공간에 대해서만 계속 의문을 품었다.”

APP의 초대 편집인인 존 스타첼 물리학자는 “아인슈타인은 (언어로 사고하는 게 아니라) 이미지와 심지어 몸의 움직임으로 사고했다. 그래서 그는 그의 발견을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언어로 옮기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955년 그가 사망한 이후 그의 문서들을 처음 검토했던 과학사학자 제럴드 홀튼 하버드대 교수는 “그는 실험을 바탕으로 연구하는 교과서적 방식 대신 머릿속에서 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인간 아인슈타인〓그는 생후 2년6개월이 지나도록 종이카드로 집을 짓는 것과 같은 복잡한 작업을 해내기는 했지만 말을 못했다. 유명한 일화는 어느 날 그가 “우유가 너무 뜨겁다”고 말해 버린 것. 완벽한 문장구사에 놀란 부모가 “왜 지금껏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어린 천재는 “이전에는 모든 게 (말할 필요 없이) 괜찮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사생활은 92년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오랫동안 그의 비서였던 헬렌 듀카스가 그의 사신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 그의 대학시절 편지들에 따르면 그의 동료학자이자 첫 부인이었던 밀레바 마릭과의 결혼에 대해 집안에서 반대가 심했다. 그래서 밀레바가 첫딸을 낳은 뒤인 1903년에야 결혼할 수 있었으나 그는 사생아로 출생한 딸을 보지 못했다. 부인이 모국 세르비아에서 몰래 낳은 딸이 너무 일찍 죽었기 때문.

밀레바가 정신분열증에 걸리면서 그의 가정도 파탄에 이른다. 1919년 그의 사촌동생인 엘사와 재혼했으나 그는 그 이전에 엘사의 딸에게도 청혼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평생 엘사 외에도 여러 명의 연인을 뒀다.

▽평화주의자〓아인슈타인은 같은 유대인 학자들이 나치 독일의 박해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며 이들을 위해 히브리대학을 건립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건국을 지지했지만 55년 “아랍 시민들에게도 똑같은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인정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똑같이 경멸한 사회주의자였던 그는 미국에서 전국 유색인 지위향상연합회(NAACP)의 집회에 참석하는 등 소수인종을 위해서도 힘썼다. 유명한 흑인 오페라 가수 매리언 앤더슨이 프린스턴호텔에서 투숙을 거부당하자 그를 초청해 함께 지냈다.

이 때문에 그는 나치의 ‘처단 명단(hit list)’에 오른 데 이어 에드가 후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1급 감시대상이기도 했다. FBI는 그를 22년 동안 비밀 감시해 1800쪽의 문서철을 남겼다.

▽그의 발명품〓그는 추상적인 사고를 즐겼지만 실용적인 발명품도 만들었다. 첫 직장인 스위스 특허청에서 심사관으로 일할 당시인 1906년 그는 특수 냉각시스템을 발명해 특허를 인정받았고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독일 공군기의 외장재를 설계하기도 했다.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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