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遼寧)성에서 간쑤(甘肅)성까지 8개 성에 걸쳐 1만2700㎞에 이르렀던 만리장성이 현재 2500㎞만 남을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밝혀졌다.
500여명의 전문가로 이뤄진 만리장성 조사단이 8∼9월 장성을 답사해 1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만2700㎞의 장성 중 3분의 1이 성곽만 남아 있고 3분의 1은 유적지만 발견됐으며 나머지는 없어졌다. 특히 명(明)대 장성 중 성곽이 보존된 것은 20%에 불과했다.
이는 풍화 등 자연적인 원인도 있지만 인위적 요인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이 장성의 벽돌을 뜯어가 집을 고치고, 밭을 일구기 위해 성곽을 헐어버리는가 하면 장성 위에 화장실을 짓기도 했다는 것. 조사단 관계자는 “보존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지 않으면 우리의 후대는 만리장성을 책에서만 보게 될 것”이라고 개탄했다.<베이징=황유성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