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18일 체첸 주둔 러시아군을 지휘하는 북카프카스군관구 사령관인 겐나디 트로셰프 육군 대장(사진)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으로 시베리아군관구 사령관이었던 블라디미르 볼드리예프 장군을 임명했다.
민영 NTV 등 러시아 언론은 “트로셰프 장군이 시베리아군관구 사령관으로 가라는 푸틴 대통령의 지시를 공개적으로 거부해 크렘린궁과 갈등을 빚은 끝에 해임됐다”고 전했다. 그는 시베리아 전출 명령이 나자 “나를 따르는 부하 장병과 체첸 주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시베리아로 갈 바에야 차라리 군복을 벗겠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트로셰프 장군이 이 같은 정치적 야심을 드러내자 위협을 느낀 크렘린궁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경질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인이지만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서 태어난 트로셰프 장군은 99년 10월 2차 체첸전이 시작되자마자 그로즈니를 점령해 ‘군사영웅’ 칭호를 받는 등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데다 푸틴 대통령의 체첸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트로셰프 장군은 “곧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관영 노보스티 통신은 “그의 정계 진출이 확실하다”고 전망했고, 체첸 출신의 러시아 하원의원인 아슬람베크 아슬라하노프 의원은 “트로셰프 장군은 앞으로 유력한 체첸 대통령 후보 중 하나”라고 말했다.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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