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마로스는 21일 북부 볼로고드스크주에 있는 ‘산타 마을’ 벨리키 우스튠그를 떠나 전국 주요 도시를 도는 겨울 여행에 나섰다. 가는 곳마다 축제가 열리는 이 여행은 ‘데드 마로스 재단’의 주관으로 해마다 열리는 국민적 행사가 됐다.
붉은 옷과 모자를 쓰는 것은 서방 산타와 같지만 루돌프 사슴이 아닌 백마가 끄는 썰매를 탄다. 혼자가 아니라 손녀인 ‘스네구로치카(눈의 요정)’와 함께 다니는 점도 특징.
데드 마로스의 여정은 26일 모스크바를 거쳐 31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는 것으로 끝난다. 러시아 정교회의 성탄절은 1월7일이지만 러시아 어린이들은 31일 데드 마로스의 선물을 기다린다.
올해 데드 마로스는 한 보험회사의 도움으로 여행에 나서기 전 10만루블(약 377만원)의 보험에 들었으며 환영행사에 레이저쇼가 등장하고 서방에서 온 산타와도 만나는 등 ‘신식 할아버지’로 탈바꿈했다.
‘공식’ 데드 마로스는 아니지만 이벤트 회사들도 경쟁적으로 어린이를 위한 ‘출장 방문 데드 마로스’ 상품을 내놓았다. 30분 동안 어린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1500루블(약 5만6000원)을 받고 있는데 대목인 31일에 데드 마로스를 초대하기 위해서는 4000루블(약 15만원)을 내야 한다.
시장개혁 10여년을 맞은 러시아에서 산타처럼 데드 마로스도 상업성이 적당히 섞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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