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산업생산지수가 2001년 11월 바닥을 쳤을 때만 해도 올해 세계경기는 살아날 것으로 점치는 목소리가 대세였다. 그러나 상승기에 접어든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각종 지표들이 경기하강 쪽으로 돌아서고 이라크 사태, 디플레 압력 증가 등이 겹치면서 경기는 매우 불투명해졌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세계경제 연구기관들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보다 다소 높은 3%대로 전망했지만 ‘불확실성’을 주요 변수로 지적했다. 세계 경제성장에 25% 정도를 기여하는 미국경제가 여전히 회복세를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3대 주요변수를 중심으로 내년 세계경제를 내다본다.》
▽이라크전쟁과 유가(油價)▽
가장 큰 불확실성은 이라크 사태. 내년 1·4분기(1∼3월) 중 미국의 공격이 시작돼 3개월 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개전 초기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원유 공급을 늘려 유가 급등을 막고 전후 이라크산 석유를 미국이 통제한다면 세계경제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전망.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거나 이라크에 대한 동정여론이 커져 미국의 이라크공격이 불발할 경우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게 된다.
유가와 관련, 베네수엘라 정정(政情)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움직임도 눈여겨봐야 한다.
▽디플레는 오는가▽
일본경제에 이어 독일경제까지 디플레 가능성을 보이면서 1930년대 대공황의 망령이 세계경제를 괴롭히고 있다. 가격하락→소득감소→소비감소→가격하락의 악순환에 행여 유가급등이란 악재가 섞이면 1970년대 지구촌을 강타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현재 미국발 디플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주가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소비심리가 꺾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기록적인 금리인하(1.25%)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 또 독일이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물가상승 우려 탓에 이자율을 낮추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디플레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日경제 中에도 파장▽
전문가들은 일본경제가 갑작스럽게 붕괴될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탈출구’가 없다는 점에서 난감해한다. 135조엔(3월 기준)으로 집계된 부실채권의 처리가 난제 중의 난제다. 대외적으로 북한 핵 사태가 악화되면 일본의 디플레 압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 정부의 해법은 엔저(円低). 달러당 150∼160엔대로 엔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리고 경기를 살려보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더해 사실상 미 달러에 가치를 고정시킨(달러당 8.27위안)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의 인민은행은 ‘절대 불가’를 고수하고 있지만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데다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어 ‘평가절상은 시간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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