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여성 性기능 장애 등 없는 病 만들어 폭리

  • 입력 2003년 1월 3일 18시 37분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치료약 판매를 위해 ‘질병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의학 주간지인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최신호의 보도를 인용해 이들 제약회사들이 ‘창조하려는 질병’ 중에는 남성의 발기부전과 비슷한 여성 성기능 장애(female sexual dysfunction·여성 임포)가 들어 있다고 전하고 이 장애가 질병으로 인정될 경우 비아그라처럼 매년 수십억달러어치의 치료약 판매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제약회사들이 성기능 장애 여성이 전체의 43%에 달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겨우 15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수치에 불과해 신뢰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또 동물의 질 울혈과 음핵 발기부전에 초점을 맞춘 암컷 흰쥐의 생식기에 관한 연구 결과를 어떻게 여성의 육체 상태와 동일시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밖에 여성의 성욕 저하는 스트레스, 배우자와의 원만치 못한 관계 등 복잡한 요인들에 따라 일어나는데 성욕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건강한 여성까지 환자로 몰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제약회사 중에는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로 2001년 한 해에만 15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화이자도 포함돼 있다. 화이자는 2일 “여성 성기능 장애를 아직 명확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뭔가 이상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있어서 이들을 도우려는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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