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도 위안부 강제동원"…美 비밀문서 공개

  • 입력 2003년 1월 3일 19시 00분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기업의 한국인 여성 성착취를 입증하는 미군 비밀문서가 국내학자들에 의해 공개됐다. 위안부 문제를 연구해온 서울대 정진성(鄭鎭星) 교수팀은 3일 서울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기업이 조선인 여성을 위안부로 이용했다는 내용의 ‘기업위안소(慰安所)’ 관련 자료들을 공개했다.

정 교수 등이 미국 국립문서보관소(NARA)에서 발굴한 이 비밀문서에 따르면 2차대전 종전 직후 연합군이 일본에서 생포한 조선인 여성들을 심문한 결과, 이들이 일본 기업의 강압이나 사기에 의해 일본인들의 성노예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노동자로 동원된 조선인 여성 중 성노예 생활을 한 사람은 1000명당 20∼50명 수준이었고, 이들 중 낮에는 노동을 하고 밤에는 성노예로 이용된 경우도 많았다.

기업위안소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기업들이 노동자들을 위해 조선인 여성 등을 위안부로 이용한 것으로 1992년 일본 언론에 의해 이 사실이 처음 공개됐다.

정 교수는 “조선인 여성을 성노예로 강제 동원한 것을 입증하는 문서가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문서는 정신대 여성들을 강제로 징용하지 않았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반박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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