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뉴스위크 "美, 北위협 평가절하는 모순"

  • 입력 2003년 1월 6일 18시 49분


미국의 양대 시사주간지인 타임과 뉴스위크는 최신호(1월15일자) 커버스토리에서 북한의 위협을 분석하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특히 두 주간지는 미국이 이라크보다 더 큰 북한의 위협을 평가절하하면서 이라크에 집중하는 것과, 속수무책으로 북한의 핵개발을 지켜보는 정책의 난맥상을 비판했다.

▽타임=부시 행정부가 핵무기가 아직 없고 유엔 무기사찰단의 자유로운 접근을 허용하고 있는 이라크에 대해서는 군사행동을 준비하면서 기존의 감시요원마저 추방하고 핵시설을 가동하는 북한의 위협을 평가절하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 주간지는 “이처럼 북한의 위협이 크지 않다면 1년 전 북한을 ‘악의 축’ 국가로 규정한 이유가 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악의 축’ 국가로 규정하고 대화를 거부해 북한으로 하여금 핵개발에 나서도록 한 뒤 위협이 커지자 이를 평가절하하는 태도는 중대한 실수라고 비판했다.

타임은 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의 말을 인용해 “북한은 발전된 핵개발 프로그램이 있고 장거리 운반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 같은 무기를 누구에게든 팔려고 하기 때문에 이라크보다 훨씬 더 큰 전략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주간지는 “설령 대북 제재에 주변국들이 공조한다 해도 실행에 옮기는 데는 몇 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북한은 핵물질을 성공적으로 추출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특히 강경 대북 봉쇄정책으로 북한 주민을 굶어죽게 해서 양보를 얻어내려는 부시 행정부의 전략에 대해서도 도덕적 비판이 제기될 것이라고 타임은 덧붙였다.

▽뉴스위크=부시 행정부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대북포용정책을 거부하면서도 군사적 선택에서는 클린턴 행정부가 94년 당시 북한의 핵시설에 대해 군사공격을 준비한 것보다 훨씬 부드러운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주간지는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현재의 봉쇄정책은 제대로 짜여있지 않아 부시 행정부 내에서 매파와 비둘기파가 지금도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에 대한 공격 준비에 치중하면서도 북한의 위협은 평가절하는 모습은 아마도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주간지는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무기사찰단이 이달 말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하기 전에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대한 △무기 수출입 금지 △항공기 운항 금지 △관리들의 출입국 제한 등 적어도 3가지의 대북 제재 방안에 동의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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