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주요신문들,고이즈미 신사참배 비판

  • 입력 2003년 1월 15일 15시 05분


아사히, 마이니치,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의 주요 신문은 15일자 사설을 통해 일제히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비판했다.

아사히 신문은 이날 '총리의 외교 감각에 의문'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총리는 한-미-일의 연대를 강조해왔으며 일본 정부도 한-미-일에 중국 러시아를 더해 새로운 대화체제를 구축하려는 구상을 추진해왔다"면서 "그러나 총리는 여기에 찬 물을 끼얹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야스쿠니 신사에 전범이 합사(合祀)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 중국 등이 반발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총리는 역사적인 안목도 없을 뿐 아니라 외교적인 감각도 잃어버렸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또 다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란 제하의 사설에서 2001년과 2002년 신사 참배 때 일어났던 혼란과 외교상의 마이너스를 올해도 되풀이하게 된 점을 거론하면서 총리의 신사참배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신문은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해도 총리의 입장을 분별할 수 있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특히 "논란이 많은 야스쿠니 신사 대신 별도의 국립 추모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는 자문기구의 제안을 받아놓고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일은 이해할 수 없는 태도"라고 주장했다.

니혼게이자신문도 "전범이 합사된 시설에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한국 중국 등 인접국과의 외교관계에 쓸데 없는 풍파를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총리의 참배 자체에는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다만 역대 총리의 참배 시기가 8월 15일 혹은 봄 가을의 야스쿠니 신사 합동제례 때였다는 점을 들어 시기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한국과 중국 등이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에 반발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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