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적자 3000억달러 사상 최고치

  • 입력 2003년 1월 16일 15시 14분


미국의 올해 연방 재정적자가 사상 최고치인 3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감세 정책을 골자로 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에 대해 재정 위기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향후 2년 동안 연간 2000억∼3000억달러의 연방 재정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미첼 대니얼스 백악관 예산실장이 15일 밝혔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미 정부는 올해와 내년 각각 1090억달러와 48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후 2005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백악관이 대규모 적자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부시 행정부와 민주당 간에 재정 논쟁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그동안 부시 행정부가 재정 적자를 무시하고 오히려 감세 정책으로 적자 기조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메릴린치 무디스 등 금융기관도 올해 재정적자가 3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15일 보고서에서 "전쟁 비용 등 방위 부문에서 재정 지출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이며, 감세 정책을 고려하면 재정 적자 규모가 과거 최고치였던 2900억달러(92년)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와 바클레이스캐피털도 올해 재정적자를 각각 3000억달러와 3500억달러로 예측했다.

한편, 미국 경기는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5일 '베이지북'에서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제조업 성장은 미미하고 고용 창출도 이뤄지지 않는 등 둔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도 15일 '1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고용 부문의 침체가 여전해, 기업 경기 사이클이 회복세를 타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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