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간된 ‘The Portfolio and the Diagram’의 경우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배형민 교수(42)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미국의 현대건축에 대해 조망한 책이며 국가 기원의 역사를 다룬 ‘Constructing ’korean’ Origins’은 형민씨의 누나인 샌타바버라(UCSB) 대학 배형일 교수(45)가 2000년에 내놓았다. 아마존 사이트의 검색에서 떠오른 나머지 한 권도 배형일 교수가 에디터로 참여한 책이어서 세 권 모두 배씨 남매와 관련이 있는 셈이다.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93년 MIT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배형민 교수는 이듬해 모교 출판부와 출판 계약을 한 뒤 9년 만에 400쪽짜리의 두툼한 책을 펴냈다. 국내 학자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출판사에서 단독저술을 펴내는 일은 손에 꼽히는 일이어서 그의 책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배 교수는 “19세기 말부터 인쇄, 사진, 유통기술의 발달로 글과 이미지의 폭발적인 혁명이 일어났고, 이와 함께 대중문화의 형성과 지식 사회의 격변기를 맞이하게 된다”며 “이 책은 글과 이미지를 다루는 건축의 독특한 세계관에 대한 통찰, 더 나아가 현대인과 그들이 사용하는 미디어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초판 2500부를 찍었다.
그의 누나인 배형일 교수는 서강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최근 아시아학 연합의 한국학분과 대표를 맡는 등 미국 내에서 한국학자로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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