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석학 책3만여권 국내대학에 기증

  • 입력 2003년 1월 16일 18시 05분


중국사상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한 일본학자가 평생 모은 장서 3만여권을 이 학자의 유족들이 국내 대학에 기증했다.

동국대는 16일 일본 교토(京都)대학 교수를 지낸 고(故) 시마다 겐지(島田虔次)의 유족들이 고서와 동·서양서, 정기간행물 등 총 3만여권의 장서 전부를 이 학교 도서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중국사상사에 정통한 시마다 교수는 ‘중국에 있어서 근대사유(思惟)의 좌절’이라는 유명한 저서를 남겼으며 1981년까지 교토대 교수를 지내다가 2000년 3월에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도 자신의 장서가 학문발전에 제대로 기여할 곳을 찾던 고인을 본 유족들은 고심 끝에 2000년 시마다 교수의 제자이면서 교토대 초빙교수로 와 있던 정태섭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53)에게 책 기증 의사를 밝혔다.

기증된 도서들은 4000여권의 고서와 2만여권의 동양서, 500여권의 서양서, 650여종 6000여권의 정기간행물 등으로 시마다 교수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줄이며 수집한 것들이라고 유족들은 밝혔다.

학교측은 신축한 중앙도서관 내에 ‘시마다 겐지 문고’를 만들기로 했으며 27일 있을 문고 개관식에 고인의 부인 시마다 모토코(島田元子)와 두 딸을 초청,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정 교수는 “일본학자에 의해 집성된 중국사상사 관련도서가 한국으로 건너온 것은 동아시아 3국의 문화교류에 뜻 깊은 일”이라며 “선생의 학문을 계승할 학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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