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高를 잡아라”

  • 입력 2003년 1월 16일 18시 46분


일본 외환당국이 지난달 초순부터 엔화강세가 시작돼 15일 도쿄외환시장과 뉴욕시장에서 달러당 117엔대까지 오르자 크게 당황하며 견제에 나섰다.

도쿄시장에서 엔화가치가 117엔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6일 이후 4개월 만이다. 16일 도쿄시장에서는 일본당국의 시장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118엔대를 가까스로 유지했다.

이 같은 엔화강세는 일본당국의 정책방향과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 일본은 지난해 초부터 엔저(低)를 용인해왔으며 지난달 초에는 아예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 재무상이 “달러당 150∼160엔이 적당하다”며 엔저를 적극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물가하락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거듭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엔저를 유도해 경기회복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초에는 125엔 안팎까지 엔화가치가 떨어졌으나 미국의 경제회복이 불투명해지면서 1달여 만에 다시 7,8엔이나 떨어진 것.

15일 뉴욕시장에서는 전날 발표된 미국의 12월 소매매출액이 당초 전망치를 밑돌자 이에 대한 실망으로 달러매도, 엔화매입이 가속화됐다. 이라크 공격이나 북한 핵문제 등을 둘러싸고 국제정세가 불투명한 것도 엔화강세의 요인이 되고 있다.

미조구치 젠베(溝口善兵衛) 신임 재무관은 16일 최근 외환추이에 대해 “너무 지나친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주의해야 한다”며 강한 경계감을 나타냈다.

그는 또 “중기적인 경향으로는 엔화가 강해질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발언을 일본 정부나 일본은행이 언제든지 엔고를 저지하기 위해 시장개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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