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 지프차에서 출발한 SUV는 90년대 경기상승에 힘입어 레저인구가 늘면서 비포장도로까지 막힘 없이 달릴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각광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업계 수익의 60%가 SUV 판매에서 나왔다.
그러나 최근 환경친화론자들이 “SUV가 테러를 돕는다”는 광고를 내보내면서 SUV 논란이 불붙기 시작했다. ‘디트로이트 프로젝트’가 내보낸 30초짜리 TV 광고는 “석유를 많이 사용하는 SUV를 몰면 중동의 오일 달러를 늘려 테러조직을 간접 지원하게 된다”는 내용. 실제 일반 승용차의 연비는 갤런당 27.5마일인 데 비해 SUV의 연비는 갤런당 20.7마일이다.
광고 논란이 일 때까지만 해도 SUV 논란은 소비문화에 대한 환경주의자들의 공격으로 치부됐지만, SUV의 안전성에 대한 교통당국의 발표 이후 ‘SUV=튼튼한 차’라는 소비자들의 보편적 평가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2002년 미국내차량 판매10위 | ||
순위 | 차량명 | 판매대수 |
1 | 포드 F 시리즈 | 813,701 |
2 | 시보레 실베라도* | 625,646 |
3 | 도요타 캄리 | 434,145 |
4 | 포드 익스플로러* | 433,847 |
5 | 혼다 어코드 | 398,980 |
6 | 다지 램 픽업* | 396,934 |
7 | 포드 토러스 | 332,690 |
8 | 혼다 시빅 | 313,159 |
9 | 시보레 트레일블레이저* | 249,568 |
10 | 다지 캐러밴*/그랜드 캐러밴* | 244,911 |
자료:Automotive News*:SUV차량 |
미 국립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 제프리 런지 청장이 15일 “전복 사고시 SUV 탑승자의 사망률은 일반 승용차의 3배에 이른다”며 “자동차 생산업체가 자발적인 안전강화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정부가 강제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것.
시장은 아직 반응이 없다. CNW 마케팅 리서치가 13일 47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에서 반(反) SUV 광고 이후 SUV 구입을 다시 생각하겠다는 응답은 1.8%에 불과했다. 크리스 프뤼스 GM 홍보담당관은 “3만5000달러를 주고 SUV를 사는 사람들이 휘발유값이 1주일 20달러가 든다고 아까워하겠느냐”고 말했다.업계는 장기적으로 SUV의 연비를 높이고, 일반 승용차와 혼합한 스타일의 ‘크로스오버’ 차량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컨설팅사 KPMG가 업계 간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가 향후 5년간 시장에서 크로스오버 차량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1년 전 조사에서 이 응답은 58%에 그쳤다.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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