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강행 시사=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겐 이미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며 “미국은 ‘같은 의견’을 가진 세계 지도자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혀 유엔의 지지 없이도 군사행동에 나설 방침임을 시사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22일 “유엔의 동의가 없더라도 이라크전쟁을 지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부시 대통령은 대(對)이라크전과 관련해 미국의 정책을 세계에 잘 전달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하는 ‘지구통신국(OGC)’을 백악관 내에 공식 설치했으며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2개의 항모전단을 걸프해역에 추가 배치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영국 정부도 육군 병력의 약 4분의 1인 3만5000명을 걸프해역에 배치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BBC방송은 21일 전쟁이 3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남부 전략도시 바스라를 점령하기 위해 상륙작전을 한 뒤 육상으로 서북쪽에 진격하는 1단계와 △수도 바그다드를 점거하는 2단계로 작전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쟁 반대 움직임=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1일 “유엔 안보리에 대이라크 군사행동 결의안이 재상정되면 반대하거나 기권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유엔의 대(對)테러조직 제재 감독위원회 마이클 챈들러 위원장은 “이라크가 알 카에다와 연계됐다는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22일에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슈뢰더 총리와 엘리제 조약(독일-프랑스 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기념하는 각료회담을 가진 후 “프랑스와 독일은 이라크 위기에 대해 견해가 같으며 전쟁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프랑스 주간지 파리마치와 여론조사기관 BVA가 공동 실시한 국내 여론조사 결과 프랑스가 전쟁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은 13%에 불과했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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