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찰기간 연장될듯

  • 입력 2003년 1월 26일 18시 08분


이라크 사태가 ‘전쟁 돌입’과 ‘외교적 해결 노력 계속’ 사이에서 결정적 기로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은 주말도 아랑곳없이 군사작전 준비에 열을 올렸으나, 전쟁을 원치 않는 사람들의 반대 노력도 숨가쁘게 진행됐다.

▽무기사찰 연장될 듯=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라크 무기사찰 시한을 수개월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마크 그보츠데키 IAEA 대변인이 24일 밝혔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26일 사찰단에 좀 더 시간을 줘야 하나 그 기간은 ‘수개월’이 아닌 ‘수주일’로 단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정부의 고위 관리는 “사찰 연장 여부는 유엔 사찰단이 안보리 보고에서 무기사찰이 생산적임을 입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미국도 시한 연장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쟁 동참 촉구=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5일 주례 라디오연설을 통해 “미국은 지금 모든 도전을 한꺼번에 맞고 있다”며 “모든 도전들에 대해 용기와 일관된 목표로 응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현재 최소 12개국이 유엔의 지지 없이 미국이 이라크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이라크를 무장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밤(현지시간)으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에는 대(對) 이라크 선전포고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댄 바틀렛 백악관 공보국장이 24일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영국에도 위협이 된다는 점을 국민에게 설득시킬 수 있도록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정보기관에 지시했다고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26일 보도했다.

▽세계의 지성들도 반전 운동=미 민주당 하원의원 122명은 24일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유엔 사찰단의 활동이 종료될 때까지 이라크를 공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편 독일과 프랑스의 문화예술인 60여명으로 구성된 ‘민주주의 발전기구’는 이날 노벨문학상 수상자 귄터 그라스, 동독 작가 크리스타 볼프,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 역사학자 장 피에르 베르낭 등이 서명한 호소문을 통해 전쟁의 재앙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다보스포럼이 열리고 있는 다보스에서는 25일 2000여명의 반전 운동가들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베를린과 쾰른을 비롯한 독일 전역에서도 크고 작은 시위가 잇따랐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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