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하늘길 54년만에 열렸다

  • 입력 2003년 1월 26일 19시 05분


대만 민간항공기가 1949년 양안 분열 이후 54년 만에 처음으로 26일 중국 상공을 비행했다.

대만 중화항공 전세기는 이날 타이베이(臺北)를 출발해 홍콩을 거쳐 상하이(上海) 푸둥(浦東) 국제공항에 도착, 춘제(春節·설)를 맞아 귀향하는 중국 거주 대만 기업인들을 탑승시킨 뒤 홍콩을 거쳐 타이베이로 귀환했다.

이는 대만과 중국이 중화항공을 비롯한 대만의 6개 항공사로 하여금 26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한시적으로 타이베이, 가오슝(高雄)∼홍콩 또는 마카오∼상하이를 오가는 총 16편의 전세기를 운항토록 최근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항공기의 대만 운항은 합의에 포함되지 않아 실현되지 못했다.

중화항공의 첫 번째 전세기는 여성 기장이 조종했으며 승객들에게는 대만 요리가 특별 기내식으로 제공됐다. 전세기가 푸둥공항에 착륙하자 준비된 환영음악과 용춤 등 공연도 펼쳐졌다고 관영 중국신문이 전했다.

홍콩에서 중국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했던 기존 운항과 비교할 때 항공료는 1만6000대만달러(약 56만원)로 비슷했지만 4시간15분이었던 소요시간은 1시간 정도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 전세기 탑승 신청자는 기대 밖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화항공의 경우 춘제 기간에 총 8편의 전세기를 운항하지만 전체 1400좌석 중 신청자는 1158명(82%)밖에 되지 않았다.

중국과 대만은 ‘3통(三通:通航·通商·通郵)’ 실시 원칙에는 찬성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놓고 대립하고 있어서 전면적인 3통은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첸치천(錢其琛) 중국 부총리는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장쩌민(江澤民) 국가 주석의 양안관계 제안 8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대만 당국에 3통 실현을 위한 양안 간의 조속한 협상을 촉구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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