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WHO 사무총장 탄생할까…28일 선출

  • 입력 2003년 1월 27일 18시 48분


제6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선거가 이종욱(李鍾郁) WHO 결핵관리국장 등 5명이 출마한 가운데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실시된다. 이번 선거에는 이 국장을 비롯해 벨기에 출신의 피터 피오트 유엔 에이즈퇴치계획 사무국장, 훌리오 프렌크 멕시코 보건부장관, 파스쿠알 모쿰비 모잠비크 총리, 이스마일 살람 이집트 보건부 장관 등 5명이 출마했다.

WHO는 연간 예산이 22억달러, 전문 직원이 5000명에 이르는 유엔 산하 최대 국제기구로 이 국장이 당선되면 한국인으로는 처음 유엔 산하 기구의 수장이 되는 것이다.

투표를 하루 앞둔 27일 이 국장은 정견 발표를 통해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던 한국에서 성장해 선진국과 개도국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잘 안다”며 양측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데 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현지를 찾은 김성호(金成豪) 보건복지부 장관, 문경태(文敬太) 복지부 기획관리실장, 신영수(申英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등 한국 대표단은 26, 27일 각국 대표단을 상대로 막판 득표 활동을 벌였다.

28일 있을 선거는 32개 집행이사국이 한 표씩의 투표권을 행사,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최저 득표자를 제외한 뒤 나머지 후보들을 대상으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계속하는 ‘교황선출 방식’으로 실시된다. 한국 등 후보를 낸 5개국은 21일의 예비선거 때까지는 리셉션을 여는 등 공개적인 선거운동을 벌였지만 본선거를 앞두고는 지지 확보를 위한 ‘007식’ 물밑교섭에 치중하고 있다.

복지부 김경호(金京浩) 국제협력담당관은 “어느 국가 대표단과 만났는지 알려지면 다른 국가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기 때문에 우리 대표단의 일정을 비밀에 부치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처음에는 군소 후보로 분류됐지만 8명이 참가한 두 차례의 예비선거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자 다른 나라의 ‘경계대상 1호’가 됐다.

이 때문에 후보를 낸 다른 국가의 주한 대사관은 한국 언론에 보도되는 WHO 사무총장 선거 관련 기사를 번역해 곧바로 제네바 현지로 보내는 등 이 국장과 한국 대표단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위스 언론도 처음에는 이 국장을 8명의 후보 중 가장 나중에 소개했지만 예비선거 후에는 유력한 후보로 지목하고 있다.

제네바=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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