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회는 28일 WHO 결핵관리국장을 맡고 있는 이종욱(李鍾郁·58)씨를 제6대 WHO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
이 사무총장 당선자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의 WHO본부에서 32개 집행이사국이 참가한 가운데 치러진 선거에서 7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7표를 얻어 벨기에 출신의 피터 피오트 유엔 에이즈퇴치계획 사무국장을 2표 차로 물리치고 극적으로 당선됐다.
한국인이 유엔 산하 국제기구의 최고 책임자가 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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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선자는 5월 191개 WHO 전 회원국이 참가하는 총회에서 최종 인준을 받은 뒤 7월부터 5년간 WHO를 이끌게 된다.
이 당선자는 “정부 관계자를 포함한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WHO가 전 세계인의 건강에 더욱 많은 기여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WHO는 연간 예산이 22억달러(약 2조6400억원), 전문 직원이 5000명에 이르는 유엔 산하 최대 국제기구로 에이즈와 결핵 등 질병의 퇴치와 예방, 세계 각국의 보건통계 및 보건의료 행정 지원 등 건강과 복지에 관련된 일을 총괄한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날 이 당선자에게 축전을 보냈으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도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 당선자가 승리한 것은 집행이사회에 의석을 갖고 있는 북한 등 아시아 대표들의 확고한 지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에는 이 당선자 외에 벨기에 출신의 피오트 사무국장, 훌리오 프렌크 멕시코 보건부장관, 파스쿠알 모쿰비 모잠비크 총리, 이스마일 살람 이집트 보건부장관 등 5명이 출마했다.
제네바=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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