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은 5일 “두 사람이 러시아 국립오케스트라가 영어로 제작하는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를 어린이들에게 정감 있게 읽어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의 여배우 소피아 로렌도 녹음에 참여한 이 작품은 3차례나 그래미상을 받은 지휘자 켄트 나가노가 총지휘한다.
그러나 두 전직 정상이 한자리에서 함께 녹음하는 것은 아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1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로렌과 함께 녹음을 마쳤고,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0일 모스크바에서 녹음할 예정이다.
올봄에 나올 예정인 이 음반은 이 작품을 지은 러시아의 세계적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사망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
‘피터와 늑대’는 숲 속에서 사나운 늑대와 마주친 용감한 소년 피터의 이야기를 관현악 연주와 함께 들려주는 음악 동화다.
피터와 늑대는 1917년 볼셰비키 혁명으로 망명길에 올랐다가 1936년에야 조국(소련)으로 돌아온 프로코피예프의 귀국 첫 작품.
어린이들이 관현악에 친숙해지도록 돕기 위해 쓰인 이 작품은 모스크바의 어린이극장에서 초연됐다. 지금까지 영화배우 숀 코넬리와 가수 스팅 등이 녹음에 참여했다.
이번 음반에는 늑대를 이해하려는 독특한 시각이 덧붙여진다. 나가노씨는 “도시화로 숲이 사라져가는 것을 지켜보며 절망에 빠진 늑대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두 사람 중 누가 피터 역을 맡고 누가 늑대 역을 맡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녹음의 대가로 받은 출연료를 1993년 자신이 설립한 국제환경단체인 국제녹십자(GCI)의 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국제에이즈신탁(IAT)에 기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