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부시 경기부양책 반대"

  • 입력 2003년 2월 12일 19시 14분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1일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을 포함한 경기부양책이 ‘시기상조’라면서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경제 전반에 대한 견해를 밝히면서 “적정 재정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지출 상한선을 정하고 지나치게 세금을 삭감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 부시 정부의 감세정책을 포함한 674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에 정면으로 반대했다.

그는 그 이유로 “이라크전쟁 발발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에 경제 밑바닥의 실질적인 힘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단기적으로 이 같은 불확실성이 줄어들 경우 기업 지출이 늘어나고 경기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FRB 보고서는 미국이 올해는 지난해 2.8%(잠정치)보다 높은 3.3∼3.5%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5.7%인 실업률은 올해 말 5.8∼6.0%로 전망됐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9%에서 올해는 1.3∼1.5%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그린스펀 의장은 “산업 생산이 소폭이나마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가계 소비도 여전히 활발하겠으나 기업이 본격적으로 투자를 재개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의 금리 동향에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전문가들은 최근 41년간 최저수준인 연방기금금리가 올 여름이나 가을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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