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우익상징 야스쿠니 神社, 후원금 감소로 재정난 극심

  • 입력 2003년 2월 14일 18시 47분


일본 우익의 상징으로 제2차세계대전의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가 참배객 및 후원금 감소로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공사자금이 부족해 비가 새는 참배객 대합실이 방치돼 있는 것은 물론 한때 130명에 이르렀던 관리직원이 100명으로 줄었다고 시사주간지 신초(新潮)가 14일 전했다.

올해로 건립된 지 135년이 되는 야스쿠니신사는 주로 개인회비와 기부금, 기업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돼 왔다. 일본이 고도 경제성장을 구가하던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각계에서 찬조금이 쇄도해 내부 시설을 호화롭게 꾸미는 등 호경기를 누렸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장기간 계속되면서 우익들의 ‘후원금 인심’이 예전 같지 않아 고전하고 있는 것. 2000년 8억엔을 넘었던 개인 기부금은 올해 3억엔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고, 기업 후원금도 거품경기가 한창이던 80년대 후반엔 연간 9억엔에 육박했지만 지난해엔 3억엔 선으로 줄었다.

신사측은 4년 전 새 전시관을 지으면서 50억엔을 모금할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로 걷힌 돈은 절반인 25억엔에 불과해 재정난이 더 악화됐다.

문제는 계좌당 5000엔씩의 회비를 내는 개인회원 중 70%가 과거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는 70세 이상의 노인이라는 점. 야스쿠니신사가 젊은층의 관심권에서 멀어지면서 참배객 수도 해마다 줄고 있다. 신사측은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청년모임을 새로 만들고 연회비를 기존 회원의 5분의 1로 낮췄지만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신초는 전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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