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원의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의 현대화 수준은 세계 62위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중국이 개혁 개방을 늦게 시작했고 아직도 낙후한 농촌 지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 평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100달러이고 선진국은 2만8000달러 이상이지만 중국은 907달러에 머물고 있다”면서 “중국이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현대화를 실현하기에는 가야 할 길이 너무나 멀다”고 밝혔다.
중국의 31개 성(省) 시(市)를 현대화 정도로 나누면 비교적 발전한 지역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등 3개에 불과했고, 중·서부 지역의 28개 성 시는 겨우 초급 발전 단계에 들어섰거나 미발전 지역으로 꼽혔다.
또 중국은 산업화 사회를 이루는 ‘기본 현대화’와 지식·정보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2차 현대화’ 단계가 병존하고 있으며, 2차 현대화의 실현 정도가 기본 현대화 실현 기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라고 과학원측은 밝혔다.
각 성 시의 기본 현대화 실현 순위는 상하이, 베이징, 톈진, 랴오닝(遼寧), 장쑤(江蘇)의 순이었으나 2차 현대화 실현 순위에서는 베이징, 상하이, 톈진, 랴오닝, 산시(陝西)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하이가 각종 공업 발달에서는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보기술(IT)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는 베이징이 최고라는 의미다. 상하이가 기본 현대화에서 앞선 것은 중국의 초기 경제발전 전략이 연해(沿海) 위주로 이뤄졌기 때문이며 베이징이 2차 현대화에서 상하이를 추월한 것은 중관춘(中關村) 등 IT단지를 집중 육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한 전문가는 “과학원은 이번 조사에서 정치적, 제도적 현대화 항목은 포함시키지 않았다”면서 “이들 항목까지 계산한다면 중국의 현대화 실현 정도는 훨씬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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