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에 이르는 이들의 기부금은 대학의 각종 설비 투자와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백인 가정 출신인데다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아 대학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인종·계층의 다양성을 저해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발전입학’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스탠퍼드대 에모리대 듀크대 등. 신문이 예로 든 듀크대의 경우 발전입학 제도는 사업에 가까운 규모다(그래픽 참조). 듀크대는 신입생 합격률이 23%로 매년 600여명의 각 지역 고교 수석 졸업생들이 고배를 마실 정도로 입학기준이 높은 명문대. 그러나 듀크대는 지난해 100∼125명가량의 ‘발전입학생’을 받기 위해 입학기준을 완화했다. 학업 성적이 지나치게 낮은 ‘발전입학생’에게는 재직 교수가 추천서를 쓰도록 주선해 구색을 갖춘다. 이들은 재학생 6200명 가운데 3∼5%에 이른다.
그 결과 듀크대는 2001년 한 해에만 310만달러(약 37억원)를 모금했으며, 최근에는 목표액인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모금해 미 대학들 가운데 모금액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제지회사 사장으로 거액의 기부금을 내고 듀크 졸업생을 자신의 회사에 고용한 대가로 중위권 성적의 딸을 듀크대에 입학시킨 존 헤더링턴은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전통적인 백인 권력 구조의 혜택을 받았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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