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선현 오해와 진실들, 씨없는 수박은 日人이 개발

  • 입력 2003년 2월 23일 19시 47분


“우장춘은 씨없는 수박을 처음 개발하지 않았다.” “최무선은 화약을 발명하지 않았다.” “허준은 스승의 시신을 해부하지 않았다.” “대동여지도는 대원군이 불태우지 않았다.” “홍대용은 동아시아 최초의 지동설 주창자가 아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소설과 전기를 통해 잘못 알려진 과학 선현의 모습이다. 20일 서울과학관에 문을 연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가면 과학선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접할 수 있다. 과기부와 과학문화재단이 마련한 이 전당에는 최무선 장영실 이천 이순지 허준 홍대용 김정호 우장춘 이원철 이태규 안동혁 현신규 최형섭 이호왕 등 14명의 생애와 업적, 유품이 전시된다.

전시를 준비한 전북대 김근배 교수(과학사)는 “우장춘 하면 씨 없는 수박을 떠올리지만 우장춘은 종의 합성이론을 입증해 씨없는 수박의 기초원리를 제공했지 이런 수박을 처음 개발한 것은 그의 친구인 일본인이다”고 말했다. 최무선도 화약을 발명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화약의 핵심성분인 염초제조법을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허준이 스승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했다는 이야기는 소설가가 지어낸 것이고, 유의태는 허준 사후에 민간에서 떠돌던 야담에서 끄집어낸 인물이다.

대원군이 국가 비밀을 누설했다며 대동여지도 판목을 불태우고, 김정호를 옥사시켰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으며 일제가 진실을 조작했다. 훌륭한 지도의 가치를 모르는 우매한 지도자 때문에 조선이 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인식을 심어주려 했다는 것.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