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 당선자가 미국과 평등한 관계를 요구한 데 대해 많은 미국인들이 우려하고 있다. 반한 감정이라는 역작용이 우려되지 않는가.
“우리가 부당하게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불만을 제기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 이것은 반미감정과는 다른 것이다. 지금 미국 주요 언론과 정부 관리들은 북한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것은 생사의 문제다. 그래서 미국에 지나친 모험을 삼가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많은 사람들은 주한미군 규모의 감축과 재배치에 대한 한국의 요청이 전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며, 우리가 미국에 애원하더라도 미국이 떠나기로 결정한다면 주한미군은 떠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미국의) 포기를 걱정하나.
“많은 한국인들이 그런 우려를 갖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난다면 북한과 관련해 어떤 문제를 우선적으로 강조할 것인가.
“북한이 개방 중이며 이미 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정권 안보와 정상적인 대우, 경제지원 등 그들이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을 우리가 제공해 주면 그들은 기꺼이 핵 야심을 포기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을 범죄자가 아닌 협상의 상대로 대우해야 한다.”
▽분석기사
노 정부의 야심 찬 정책은 북한 핵 문제라는 폭발적 현안에 가려져 있다. 북한의 호전성은 한반도 포용정책을 지속하려는 새 정부를 훼손했으며 중요한 한미 동맹에 긴장을 조성했다.
노 당선자는 북한을 괴롭히지 않고 대화하는 것이 평화적 해결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는 기본적인 노선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돈을 주고 정상회담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국에서조차 포용정책은 예의 광채를 잃고 있다. 정상회담 전 현대가 북한에 2억달러를 줬다는 사실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시인하면서 정상회담의 역사적 위업이 퇴색됐으며 뒤이어 노 당선자까지도 손상을 입었다.
노 당선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처럼 시작할 여유가 없다. 한국의 대통령은 5년 단임이어서 두 번째 기회가 없다. 그는 부시 대통령과 유용한(serviceable) 관계를 건설해야 하고 북한 핵 억제를 위해 미국과 함께 일해야 한다. 내년 총선 승리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는 퍽 어려운 과제다. 노 당선자는 오래지 않아 권력을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골치 아픈(nerve-racking) 일인지 떠올리게 될 것이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