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반전시위 물결...청소년까지 가세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임박하면서 세계 각국의 청소년까지 반전(反戰)시위에 나서는 등 전쟁 반대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는 미국 영국 스페인 호주 등 전쟁축(軸)국가와 스웨덴 이집트 등에서 대규모 반전 반미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는 학생들이 전쟁에 반대하는 동맹휴업에 들어가는가 하면, 시인 등 문화계 인사들도 반전 대열에 가세해 이라크 압박에 나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입장이 난처해지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열린 반전시위에는 고교생 및 대학생 수만여명이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동맹휴업을 벌이고 대규모 반전집회를 개최하는 등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날 집회는 '전미(全美)청년학생 평화연합(NYSPC)'이란 연합단체가 계획한 것으로, 미국내 300개 이상의 고교 및 대학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참가규모는 베트남전 이후 최대다.

뉴욕에선 수백명의 고교 및 대학생들이 맨해튼 유니언 광장에서 반전집회를 가졌고, 샌디에고와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도 수백명이 반전 구호를 외치며 행진시위를 벌였다. 서부 명문 스탠퍼드대 교수들은 '시위에 참가하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등 측면 지원했다.

'전쟁 대신 책을' 이란 슬로건을 내건 학생들은 이라크 전쟁의 결과로 교육과 보건 등 경제비용이 치솟을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이라크공격은 명분과 실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도 수천명의 학생들이 이날을 '국민 행동의 날'로 삼아 전쟁에 반대하는 동맹휴업과 반전집회에 참가했다. 특히 이날 13∼16세의 나이 어린 학생들이 '석유를 위한 전쟁반대'라는 현수막을 들고 토니 블레어 총리관저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우리가나중에 투표권을 얻게되면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전을 지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수천명의 시위대들이 학생단체와 친팔레스타인단체가 주최한 행진시위에 참가, '시라크, 비토권'을 외치는 등 유엔에서의 적극적인 전쟁반대 외교를 주문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