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치인 경호본부’를 아시나요.”
영화평론가 유지나(劉智娜)씨, 사진작가 박영숙(朴英淑)씨, 개혁국민정당 여성정치위원장 손이덕수(孫李德守)씨 등 사회 각계 여성 인사 50여명이 여성 정치인 ‘경호’에 나선다. 이달 초 이 단체(본부장 박영숙)를 발족한 이들의 목표는 남성 중심의 정치 풍토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 정치인을 지키자는 것. 물리적인 경호가 아니라 정치적인 경호를 뜻하는 셈이다.
현 정부에 여성 장관이 4명이나 임명될 정도로 여성의 참여가 확대되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이나 평가는 아직도 남성위주로 흐르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단체 어현숙(魚賢淑) 총무는 “장관이 있음에도 대통령이 직접 평검사와 토론을 하고, 그냥 넘어갈 사안도 여성 장관은 가십으로 다뤄지는 등 (여성 공직자에 대해) 다른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며 “이는 아직도 여성을 가볍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첫 프로젝트는 호주제 폐지운동을 처음 시작한 개혁국민정당 서울 서초갑지구당위원장 고은광순(高殷光順)씨를 내년 총선에 당선시키는 것. 상시 프로젝트는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 지키기다.
회원들은 법무부와 언론사 홈페이지에 강 장관에 대한 부당한 비난이나 음해성 글이 올라오면 즉각 이를 반박하거나 옹호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또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하는 강 장관에게 매일 꽃 한 송이를 전달해 지지를 표현하려 했으나 강 장관의 고사로 무산되기도 했다.
각자의 활동 영역을 능력을 상징하는 ‘말발 대장’ ‘거미 네트워크 대장’, 노래를 부르는 ‘율려(律呂) 대장’ 식으로 명명한 것도 특이한 점.
말발 대장으로 임명된 최보은씨(월간 프리미어 편집장)의 경우 탁월한 토론과 글 솜씨로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대응 글을 올리고, 여성문화예술기획 대표 이혜경씨(거미 네트워크 대장)는 풍부한 인맥을 통해 여성 정치인들의 활동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한다.
어현숙 총무는 “현재는 온라인 중심이지만 곧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여성정치인들을 뒤에서 지키되 문제가 생기면 바람막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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