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당일 전황은 무시하라=개전 첫날 TV 뉴스 앵커가 “미군의 공습이 이라크 정예 공화국 수비대를 무력화했다”고 하더라도 승리를 낙관하지 말라. 공습은 밤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피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때문에 첫날 전황 파악은 포기하는 편이 낫다.
▽텔아비브, 제2전장 될 수도=91년 걸프전 때와는 달리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화학무기를 탑재한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유도, 아랍권 전체로 전쟁을 확대하기 위한 것. 후세인 대통령에게는 패배가 곧 죽음으로, 잃을 게 없기 때문에 미국의 보복이 두려워 화학무기를 꺼릴 이유가 적다. 망설임 없이 개전 초기에 사용할 수 있다.
▽바스라 초반 접수가 관건=이라크 남부 바스라를 초기에 접수하는 것은 항구 및 유전 확보를 위해서나 분위기 조성을 위해 중요하다. 미국은 바스라 주민 다수가 반(反)후세인 성향의 이슬람 시아파여서 승리가 쉬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91년 화학무기로 수천명의 쿠르드족을 학살했던 ‘케미컬 알리’가 남부 이라크군을 이끌고 있어 미군의 뜻대로 될지는 의문.
▽이라크 공군 대응도 관심=미국은 전체 폭탄의 80%에 이르는 정밀 위성유도폭탄을 이라크 방공 시스템에 집중 투하, 영공을 우선 장악한다는 계산. 대포들은 대부분 노후된 데다 사거리도 3㎞ 이하여서 파괴력이 적다. 문제는 낮은 고도로 투입될 무인 정찰기를 이라크군이 얼마나 격추시켜 미군의 전력을 떨어뜨릴지다.
▽지상전은 언제 시작될까=걸프전 당시 39일 동안의 공습 뒤 지상군이 투입된 반면 이번 전쟁에서는 공습과 거의 동시에 지상군을 투입한다는 것이 미군의 전략. 늦어도 공습 뒤 3일 안에는 지상군이 이라크 국경을 넘을 것이다. 쿠웨이트 국경에 인접해 있는 제3기갑보병사단의 움직임을 눈여겨보라.
▽후세인의 행방=미국의 바람은 후세인의 측근 일부가 파멸을 예감하고 그를 죽여 항복하는 것. 최악은 후세인이 바그다드 도심에 은신하는 것이다. 500만명이 사는 대도시를 공습하기는 불가능하고, 집마다 뒤질 수도 없는 일. 후세인을 못 잡아 전쟁이 몇 개월 계속되어도 곤란하다. 역사상 수개월의 전쟁은 초단기전이지만 24시간 생방송되는 현대전에서는 ‘영원’처럼 느껴진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