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가장 먼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라크 상황에 대한 견해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의견을 함께했다. 푸틴 대통령은 5월 말 부시 대통령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방문을 다시 요청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15일 취임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취임을 축하했다. 이들은 양국간 이해 증진과 국제 평화 및 안정을 위해 선린우호관계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북한 핵 문제도 논의했다고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날 일정은 평소와 다름없이 정보기관과 연방수사국(FBI) 등의 브리핑을 받는 것으로 이어졌다. 국방부 고위 관리들로부터 이라크 공격 준비가 완료됐다는 보고도 받았다.
그러나 이후 부시 대통령은 평소와는 달리 아무런 공식 행사도 갖지 않고 백악관에 머무르며 이라크전에 관한 전략 수립에 몰두했다.
이날 하루 동안 미국 TV에는 부시 대통령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라크와의 전면전에 대비한 전시내각 가동을 준비하면서 군과 연방 및 주 방위군과 경찰을 전시 비상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톰 리지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라크전과 관련해 예상되는 테러를 저지하기 위한 ‘자유 방패 작전’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주 방위군과 경찰을 총동원해 미 전역의 공항과 핵시설, 정유 화학 시설 등에 대한 비상경계와 국경 순찰이 강화됐다.
수도 워싱턴에서는 백악관 국방부 국무부 국토안보부 중앙정보국(CIA) 등 전쟁지휘부와 FBI 및 주요 연방청사와 의사당 등에 대한 경계강화 조치도 이뤄졌다.
워싱턴 상공에는 공중 초계 비행이 계속됐고 백악관과 의사당 주변의 진입도로들이 폐쇄됐으며 백악관 주변에서는 모든 집회와 시위가 금지돼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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