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날 오전 5시30분(이라크시간·한국시간 오전 11시30분) 이라크 바그다드 시내의 주요 시설과 쿠웨이트 접경의 이라크 군기지 등을 공습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차 결의안을 통과시킨 지 132일 만의 독자적인 군사행동이다.
이에 맞서 이라크는 쿠웨이트에 미사일을 발사, 이라크 공격이 향후 이스라엘까지 포함하는 중동전으로 비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또 미군은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경 이라크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쿠웨이트 북부 사막지대에 주둔 중인 제3보병사단의 포대가 지상전의 첫 단계로 이라크군에 대한 포격을 개시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버포드 블런트 제3보병사단장(소장)은 “이라크에 대한 지상전의 첫 단계는 포대의 폭격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이라크는 또 남부 쿠웨이트 접경 지역의 3, 4개 유정(油井)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20일 오전(미 동부시간) 기자회견에서 밝혔으나 이라크는 이를 부인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공습 직후인 19일 오후 10시15분(미 동부시간) TV로 생중계된 대(對)국민연설을 통해 이라크 무장해제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축출을 위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공격’을 선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자유작전(Operation Iraqi Freedom)’으로 명명된 이날 공습이 ‘작전 초기단계’라면서 “미국은 이라크에서 위협을 제거하는 것 외에 야심이 없으며 미군은 그들의 임무가 끝나는 대로 귀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세인 대통령 역시 미국 공격이 시작된 지 3시간쯤 지난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2시30분) TV연설을 통해 미국을 맹비난하고 “이라크인들은 침략자에 맞서 저항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생방송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첫날 공습으로 이라크의 고위 지도부가 머물고 있는 곳을 명중시켰다”며 “후세인 정권의 종말이 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라크에 제시했던 최후통첩 시한이 1시간30분쯤 지난 뒤 시작된 이날 공습에서 미국은 △후세인 대통령 등 이라크 지도부가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그다드 인근 목표물 △생화학 공격 능력을 갖춘 쿠웨이트 접경과 바스라 사이에 배치된 이라크 2개 장거리 포대와 1개의 지대지(地對地) 미사일기지 등을 타격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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