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費 얼마나 들까…하루 전투에 6000억원 필요

  • 입력 2003년 3월 20일 18시 46분


미국 전함에서 뿜어 나오는 토마호크 미사일, 지하 방공호를 무력화시키는 e폭탄, 지상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는 스마트탄….

정확도만큼이나 값비싼 첨단무기들이다. 미군 무기고를 가득 채웠던 첨단 무기들이 소진되면서 엄청난 전비(戰費)가 공중에서 사라지고 있다.

무기뿐 아니라 걸프지역에 집결한 30만 병력이 써대는 군수물자도 엄청나다.

미 백악관은 21일쯤 900억달러 정도의 전쟁예산을 의회에 공식 요구할 방침. 백악관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비가 올 한해에만 최소 600억달러, 최대 9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는 전투와 직접 관련된 200억∼800억달러 외에 1년간의 전후 평화유지 비용, 터키 등 이라크 인근 우방국들이 입게 될 재정 물리적 손해에 대한 보상액이 포함돼 있다.

미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의 내년 복구예산으로 70억달러를 의회에 신청했다.

이에 비해 미국의 정치 경제적 이해가 맞물린 이라크에는 앞으로 5년 동안 250억∼1050억달러가 평화유지 비용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추정액은 물론 개략적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전쟁이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현재 30만명이 2개월 동안 걸프지역에서 작전하는 데 모두 400억달러가 들며 종전이 하루 지연될 때마다 5억달러씩 더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라크가 유정(油井)을 파괴할 경우도 감안해야 한다. 1991년 초 이라크가 불을 놓은 쿠웨이트 유정을 진화하고 다시 원유를 뽑아올리는 데 40억달러가 들었다.

91년 1차 걸프전 때 미국은 전비 800억달러의 20%를 부담했다. 프랑스 독일 등이 전쟁명분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각국의 반전여론이 거세 미국 영국이 전비의 대부분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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