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으로 수출 항공업계 피해 확산

  • 입력 2003년 3월 22일 16시 18분


이라크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국제유가와 금값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전쟁 여파로 한국의 수출 차질액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항공업계로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유가와 금값은 안정〓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1일 현지에서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23.74달러로 전날보다 1.09달러 떨어졌다. 이는 작년 연평균가격인 23.81달러보다도 낮은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유가대책 시행기준인 열흘 이동 평균은 0.63달러 낮아진 27.92달러를 나타냈다. 29달러선이 무너진지 하루만에 28달러선도 무너진 것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현물가격은 24.97달러로 2.53달러나 하락했고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1.30달러 떨어진 27.52달러에 거래됐다.

석유공사는 "미·영 연합군이 이라크 남부의 유전지대를 장악하고 중동에서 석유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서 유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국제 금값은 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1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4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6.90달러 내린 온스당 326.10달러로 마감됐다.

국제 금값은 지난달 말까지 이라크전쟁과 북한 핵문제 등 전쟁에 대한 우려감으로 6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었다.

한국은행은 "이라크전 발발로 중동정세의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뉴욕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금 매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항공업계는 피해〓산업자원부 등에 따르면 21일까지 이라크전에 따른 수출 차질액은 4283만1000달러(229건)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수출상담 중단이 3120만6000달러(1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선적 및 하역 중단 887만4000달러(62건) △수출대금 회수지연 194만2천달러(34건) 등이었다.

운송 운임이 오르면서 수출업체의 채산성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1TEU당 850달러인 중동항로 해상운임이 4월 1일부터 1000달러로 오를 예정인데다 중동지역을 운항하는 선박과 항공기에 대한 추가 전쟁보험료도 상승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국제선 승객이 크게 줄어 울상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이라크 전쟁 등의 영향으로 국제선 탑승률이 70%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9%포인트 줄어든 수준이다. 이달 말까지 국제선 예약률도 74%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도 요즘 중국을 제외한 전 구간 탑승률이 60%대로 작년 같은 시기보다 약간 낮았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1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