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지상군의 선봉에 나선 미 제3보병사단은 이라크 진입 만 하루 만에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 서쪽으로 200㎞넘게 진군했다.
바스라 동쪽에서는 영국 해병특공대와 미 해병 제1원정대가 바그다드를 향해 북상하고 있으며 미 101공중 강습사단이 이라크-쿠웨이트 국경을 넘어 바그다드 진군에 가세했다.
미국 국방부 관리들에 따르면 이라크군은 탱크와 무기를 버리고 도망치거나 대규모로 미영 연합군에 투항하고 있어 지상군은 별다른 저항없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행군하고 있다.
바스라에서 바그다드까지는 560㎞. 이런 속도라면 2, 3일 내에 바그다드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 알 록우드 대위는 “3, 4일이면 바그다드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미 군사전문가들은 그 시기가 24일쯤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미영 연합군은 이스라엘까지 도달할 수 있는 스커드미사일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 서부의 H-3와 H-2 등 주요 비행장 2곳을 장악하는 등 서쪽에서도 바그다드를 향한 진군로를 확보했다.
그러나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의 말대로 앞으로 어디에서 ‘예측불가능한 장애물’이 미영 연합지상군의 발목을 잡을지 알 수 없다.
당장 다음주부터 이라크 남부에 몰아칠 강력한 모래폭풍이 문제다.
미 뉴욕타임스는 기상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24일 밤부터 이라크 남부에 초속 50m가 넘는 모래폭풍이 불어 연합군의 지상작전은 물론 전폭기의 공습 역시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24일부터 바그다드와 인근 지역의 기온이 예년의 3월 기온을 크게 웃도는 32도를 넘어설 전망이어서 연합군 병사들은 모래폭풍 속에 무더위라는 최악의 조건에서 전투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군이 댐과 저수지를 무너뜨려 수공(水攻)에 나설 경우에도 지상군의 진군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라크군이 상류에서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으로 물을 흘려보내면 하류의 광범위한 지역에 홍수가 나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할 것이고 이들이 미영 지상군의 행군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것.
또 미영 지상군이 바그다드에 다가설수록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거센 반격에 부닥칠 것으로 예상돼 이 또한 지상군의 바그다드 입성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벼랑 끝에 몰린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만약 생화학무기를 사용하기라도 한다면 미영 연합군의 지상작전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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