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마하마드 사이드 알 사히프 공보장관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연합군의 공습과 포격으로 바스라에서만 민간인 77명이 사망했고 366명이 부상했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여성과 어린이”라고 말했다.
또 요르단 정부관리도 이날 연합군의 폭격을 피해 차를 몰고 이라크 북부 모술을 빠져나가던 요르단 대학생 4명이 차 근처에 떨어진 미사일에 의해 숨졌다고 밝혔다.
개전 후 2000여기의 미사일, 폭탄 세례를 받은 바그다드에도 수백명의 민간인 사상자들이 시내 병원 등에 모여 있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지 등이 전했다.
바그다드 시내 알무스탄사니야 대학병원에는 22일 하루 동안 207명의 부상자가 들어왔으며 이 중 101명이 숨지거나 중상을 입었다는 것. 이 병원 의사인 하비브 알 헤자이는 “이들 중 85명은 시민인데 여성과 어린이가 26명이었다. 이들 중 12명이 수술 중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 병원 응급실 등에는 오마르 셀림(14), 사드 셀림(11) 두 형제가 다리와 가슴에 미사일 파편을 맞아 누워 있었고, 그 옆에는 다리에 파편을 맞은 이스라 리아드가 누워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에 앞서 22일에는 이라크를 겨냥했던 미군의 토마호크 미사일 3기가 엉뚱하게 이란에 오폭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 정보국의 라힘 카나바티 대령은 “이라크 바스라시에서 동쪽으로 50여㎞ 떨어진 아바단시의 한 정유회사와 남서쪽 국경도시인 메니히우시 등 국내 도시에 토마호크 3기 이상이 투하돼 최소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외신에서는 연합군이 정밀폭격의 ‘메스’가 무뎌지고 있으며 무차별 폭격이 병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번 전쟁에 사용되고 있는 미사일의 80% 이상은 정밀 유도 무기지만 무기 사용량이 91년 걸프전에 비해 10배가 넘어 정밀도와 상관없이 민간인의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또 “미국측은 정밀폭격이 불가능한 2만1500파운드짜리 초대형 폭탄을 사용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 해병대가 21일 이라크 남부 샤프완 언덕 전투에서 대량살상무기인 네이팜탄을 사용했다는 호주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보도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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