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평화 활동 박기범씨e메일 "12살 모하마드는 어찌됐을까?"

  • 입력 2003년 3월 24일 18시 54분


“(공습이 시작되자) 우리가 만나온 이라크인들의 얼굴이 지나갔다. 내 이름을 기억해주며 장미꽃을 선물해준 열두살 모하마드, 내가 다시 바그다드로 돌아오겠다고 할 때 제발, 제발 다시 오지 말라고 애원하던 하이달과 카심….”(21일)

“이라크는 어렸을 때 우리가 살던 사당동을 닮은 데가 많다. 꼭 한국의 산동네나 언덕배기 같은 마을. 구불구불 골목에다 폐타이어나 쓰레기가 굴러다니는 공터. 그곳에서 노는 아이들을 만나면 꼭 한 번씩 말을 걸어 인사를 나누곤 한다.(중략)”(7일)

요르단 암만에서 반전평화운동을 펼치고 있는 동화작가 박기범씨(30·사진)가 ‘전쟁의 현장’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박씨는 지난달 22일 ‘한국이라크 반전평화팀’ 일원으로 이라크 접경지역인 암만으로 출국해 이라크와 요르단 등지를 오가며 전쟁반대 성명을 외국 대사관 앞에서 낭독하거나 암만 시내에서 열리는 반전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일명 ‘박기통’(박기범의 이라크 통신)으로 불리는 이 다음카페 사이트(cafe.daum.net/gibumiraq)에는 이미 1600여명의 네티즌이 가입해 박씨가 현지에서 보내오는 e메일을 보고 있다.

박씨는 반전(反戰) 의지와 현장상황묘사, 전장에서 느끼는 이라크 어린이들에 대한 감정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박씨는 1999년 창작과 비평사에서 주관한 제3회 ‘좋은 어린이책’ 공모에서 창작부문 대상을 받으며 동화작가로 데뷔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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