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爭]이라크 기세등등…美 "여론 변함없다"

  • 입력 2003년 3월 25일 18시 44분


▼아지즈 부총리 회견▼

미영 연합군의 피해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라크 지도부의 기세가 등등해졌다.

사망설까지 나돌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24일 국영TV에 등장해 “승리가 멀지 않았다”며 건재함을 과시한 데 이어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사진)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이라크 지도부 무력화’ 주장을 정면으로 치받았다.

20일 연합군의 공습 이후 후세인 대통령의 사망설과 함께 아지즈 부총리의 사망설도 나돌았다.

그러나 그는 “후세인 대통령은 여전히 국가를 완전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나자프 전투에서 지역책임자 1명이 사망한 것을 빼면 이라크 지도부 전원이 건재하다”고 말했다.

아지즈 부총리는 연합군이 5일간 ‘파죽지세’의 전투 성과를 주장한 데 대해서도 ‘약 올리기’에 가까운 신랄한 냉소를 퍼부었다. 아지즈 부총리는 “움카스르 전투에는 최정예인 공화국수비대가 참전하지 않았는데도 미영 연합군에 큰 타격을 입혔다”며 “이걸 보면 (연합군의) 장래가 어떨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연합군이 바그다드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은 움카스르에서 환영받은 것과 똑같이 환영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방언론이 “이라크 국민이 노래와 꽃으로 연합군의 입성을 환영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연합군은 보지도 듣지도 못한 최고의 노래와 꽃을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에게 줄 사탕은 없고 총알만 있다”고 비꼬았다.

또 아지즈 부총리는 연합군이 화학무기 제조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공장을 발견했다는 보도와 러시아가 이라크를 지원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부인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WP-ABC 508명 조사▼

이라크전쟁에서 사상자와 포로가 늘어나면서 미국과 영국 등 연합군의 희생이 상당할 것이며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전쟁에 대한 미국인의 지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포스트와 ABC TV가 23일 밤(현지시간) 미국인 580명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 이라크전쟁에서 상당한 희생자가 날 것으로 믿고 있다는 응답자는 5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전 초기인 20일 조사 때의 37%보다 17%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

응답자의 45%는 전쟁이 몇 달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응답했는데 이것도 20일 조사 때보다 8%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조사대상 10명 가운데 8명 정도가 전쟁이 미국과 동맹국들에 유리한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12%만이 이라크가 예상보다 거센 저항을 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쟁 지지는 71%로 여전히 높았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업무수행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나 이라크전쟁에 대한 지지도 각각 1%포인트와 6%포인트가 올라간 68%와 71%를 기록했다.

국내외 반전시위는 여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이라크에 대한 군사력 사용에 찬성한 사람들의 지지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영국에서도 전쟁에 대한 지지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데이 타임스가 성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영 군사공격이 정당하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56%,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는 36%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보도했다. 이는 개전 이전 여론조사에서 전쟁반대 57%, 전쟁찬성이 36%였던 것에 비해 분위기가 급반전된 것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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