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爭/反후세인 봉기說논란]'바스라의 반란' 사실이면 큰 변수

  • 입력 2003년 3월 26일 19시 08분


이라크 남부 최대 도시인 바스라에서 25일 ‘반(反)후세인 민중봉기’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미영 연합군과 이라크군간 공방전이 거세게 벌어지고 있다.

이라크군의 산발적인 저항으로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격이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바스라 민중 봉기설이 사실로 확인되면 연합군의 사기 진작은 물론 또 다른 봉기를 촉발, 전쟁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BBC와 스카이뉴스 TV 등 영국 언론은 이날 바스라 북부에서 봉기가 일어났으며 이라크군은 거리로 몰려나온 시위대를 향해 대포를 발사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바스라 외곽에서 작전 중인 군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시가지 건물 수십채가 화염에 휩싸이고 시체가 즐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국방부도 성명을 통해 “이라크군이 바스라에서 민중봉기에 나선 자국민을 향해 박격포를 발사하는 현장을 확인하고 즉각 대응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이라크군의 박격포와 대포를 일부 파괴했다”고 밝혔다. 반정부단체인 이라크국민회의(INC)도 “바스라 주민들이 도끼와 칼을 빼들고 중무장한 비정규군 병사들과 싸우고 있다”고 연합군측을 거들었다.

이와 관련,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지는 26일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사촌이자 최측근인 알리 하산 알 마지드(일명 ‘케미컬 알리’) 장군이 집권 바트당 소속 시아파 정치 지도자에 대한 처형을 지시한 직후 현지 시아파 세력의 불만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하마드 사이드 알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봉기설은 침략군이 이라크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퍼뜨린 거짓말”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도 26일 바스라 현지 특파원의 보도를 통해 “바스라 시가지는 매우 고요하고 어떤 폭력이나 봉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고 서방언론들의 보도를 반박했다. 다만 이란에 본부를 둔 이라크 이슬람혁명최고회의(SAIRI)의 한 관계자는 알 자지라와의 회견에서 “미영 연합군이 정부 시설물을 폭격한 뒤 봉기가 발생했다”고 확인했으나 “노동자 집단거주 지역에만 국한됐다”고 밝혔다.

미국도 바스라 민중 봉기설에 대해 비교적 조심스러운 입장.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26일 “그런 소식을 듣지 못했지만 사실이라면 (봉기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라고만 말했다.바스라에서는 91년 후세인 정권에 반대하는 시아파 세력이 주축이 돼 민중봉기가 발생했으나 후세인 정부에 의해 강경하게 진압당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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