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에만 입찰안내서 발송=앤드루 내치오스 미 국제개발처장은 25일 보안상의 문제를 이유로 최근 이라크 복구 사업 입찰안내서를 대부분 미국 회사들에만 발송했다고 밝혔다.
국제개발처는 이라크 도로와 항만, 병원을 비롯한 기반 시설의 보수 및 건설을 위한 8개 사업을 발주할 예정. 전문가들은 제2의 마셜플랜에 버금갈 이라크 재건비용은 250억∼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내치오스 처장은 향후 하청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는 희망하는 각 국의 모든 업체가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핼리버튼, 주요 복구사업 수주=핼리버튼의 계열사 켈로그 브라운 앤드 루트(KBR)는 25일 이라크 유정 화재를 진압하고 이라크의 사회간접자본을 재건하는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수주했다. 핼리버튼은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2000년까지 5년간 대표로 있던 곳. KBR는 91년 걸프전 당시 쿠웨이트 유정 화재 진화 작업의 90%를 맡았던 바 있다.
일각에서는 체니 부통령이 계약에 따라 지금도 핼리버튼에서 임금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미 공병단은 “KBR의 유정 화재 진화 기술력을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KBR의 주가는 2.68% 올랐다.
▽유럽 “미국 독점 안 된다”=유럽 각 국은 미국 기업의 독점을 견제하기 위해 “유엔이 이라크 전후 복구를 주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루이 미셸 벨기에 외무장관은 25일 “유엔이 이라크 재건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정부는 최대 기업단체인 프랑스기업운동(Medef)과 함께 프랑스 기업들이 이라크 재건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민관 실무 연구반을 최근 구성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대표도 이날 “유엔이 이라크 전후 복구를 위임해 주는 대로 EU는 정치적 재건을 포함해 책임을 떠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쟁에 반대해 온 유럽 각 국이 수익성이 있는 복구 사업 참여와 별개로 순수 복구비용을 얼마나 적극 부담할지는 미지수. 하이데마리 비초렉 초일 독일 대외개발지원장관은 25일 미국을 겨냥해 “파괴자가 재건비용도 책임져라”고 말했다.
앨런 라슨 미 국무부 경제기업담당 차관은 26일 브뤼셀 유럽연합 본부를 찾아 이라크 전후 복구 비용 분담과 외교적 이견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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