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戰爭]입안자 "충격과 공포작전은 이게 아니었다"

  • 입력 2003년 4월 2일 19시 07분


미군이 이라크전에서 채택한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작전의 입안자 할란 울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1일 미국 일간 볼티모어 선 기고문에서 “현재 미군의 작전은 본래 우리가 입안한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가 1996년에 펴낸 군 전략서 ‘충격과 공포:신속한 승리를 위해’에서 밝힌 이 전략의 요지는 본격적인 공격에 앞서 첨단무기로 정예부대 거점을 포함한 주요 군사시설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 사전에 적의 저항 의지를 꺾고 적의 수뇌부를 축출하는 것. 그러나 게릴라전과 자살폭탄테러를 앞세운 이라크군의 거센 반격에 부닥치면서 이 전략이 판단 착오가 아니었느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울먼 연구원은 미군의 작전이 자신의 당초 전략과 달리 바그다드를 공습하는 것으로 축소 해석돼 실시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초반에 이라크 지상군을 본격적으로 공격하지 않아 이라크군의 반격 능력을 약화시키는데도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본래 작전에 부합하려면 전쟁 초반 특수부대를 투입, 이라크 정예 공화국군 절반을 섬멸하고 바트당 핵심부를 장악해야 한다는 것.

그는 “충격과 공포 작전 자체는 희망적이지만 효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이라크 정권을 전복시키려면 공습과 지상공격을 결합한 전통적 방식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1일 웹진 슬레이트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울먼 연구원은 전쟁 시작에 앞서 국방부가 이 작전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도움이 안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당초 국방부 내부에 한정해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랐다”면서 “충격과 공포 전략은 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지 야만적이고 잔혹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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